2026.02.05 13:37
시계는 정오를 향해 느리게 가고 있었다. 오전 내내 눈코뜰 새 없이 바빴던 그날, 약간 손님이 뜸해졌다는 느낌이 막 들던 때였다. 태평역 방향으로 중앙시장 앞을 지나면서 보니, 저 앞 사거리에 밝은색 셔츠를 입은 한 남성이 영락없이 택시 잡으려는 자세로 우두커니 서있었다.경쟁자들로 들끓는 이 거리에서, 내 앞에 단 한 대의 빈 택시만 있었어도 놓쳤을 귀한 손님이었다... ㅎㅎㅎ... 나는 주인에게 찔끔찔끔 오줌까지 지리며 꼬리 치는 귀여운 푸들처럼 낼름 달려가..성공적으로 그를 영접했다... ㅎㅎㅎ... 그의 목적지는 12km 거리의 OO역이었다. 그곳은 늘상 손님이 많은 곳이라, 더욱 행운으로 느껴졌다... ㅎㅎㅎ그런데 그가 차에 탑승하는 과정과 시트에 앉을 때, 또 목적지를 말할 때 보니, 몸이 살짝 불편한 사람으로 보였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약간 흐느적거리는 느낌이었고, 표정은 안면 근육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사람처럼 보였으며, 발음은 다소 어눌한 편이었다.하지만..그가 아직 정오도 안 된 시각에 고주망태가 된 인물이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동안 몹시 드물게 낮술한 손님을 모신 경험이 있지만, 정신이 흐릿하기보다는 외려 자기 주장, 고집이 뚜렷하고, 정신이 초롱초롱 했던 분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란셔츠룸'>모란셔츠룸 별 걱정 없이 목적지를 향해 그대로 출발했다.그런데..출발하고 나서 한 사거리도 채 가지 않은 시점인데, 뒤가 너무나 적막해서 룸미러로 슬쩍 2열을 보니, 그는 이미 곤히 잠들어 있었다. 탑승한 지 3분도 안 된 시점이었다. 나는 이때에야 비로소 그가 몸이 불편한 사람이 아니라 주취 승객이라는 점을 깨달았다.뭐 그래도..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느긋하고 낙천적인 마음으로, 그리고 눈 감고도 갈 수 있을 만큼 잘 아는 곳이었지만, 그래도 티맵을 켠 후 실시간 교통상황을 반영한 가장 적절한 운행 코스를 잡고는, 저 앞 태평역 사거리..그리고 여기 모란 고개를 넘어 달리기 시작했다.그 와중에 다시 룸미러로 2열을 보니, 갑자기 승객이 보이지 않았는데, 역시 예상했던 대로..그는 2열 시트에 거의 눕다시피 한 자세로 혼절하듯 잠든 채, 이따금씩 음음.."하는 소리를 냈다.생각보나 많이 마셨나 보다. 걱정스럽네......일찌기 저 정도의 인사불성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손님을 경험한 적이 없으니, 나 같은 택시 초짜에게 당연히 대응 메뉴얼 따위 있을 리 없었다. 그러니 운행하는 내내 근심이 아닐 수 없었는데..일단은 목적지에 가고 보자 하는 생각으로 이곳 모란역 사거리를 지나..분당-수서 모란셔츠룸'>모란셔츠룸 도시고속도로로 방향을 잡은 후,목적지 OO역 방향에 본격적으로 접어 들었다.그리고..즉시 1차로로 들어가..고속으로 쑥쑥 달리고..또 달리고..계속 Go~ Go~~ 하고... ㅎㅎㅎ이매동을 지나다..GTX 공사 구간도 지나고..터널도 마구마구 통과해..AK플라자가 있는 서현동 방향 지하도로 들어가..나온 후..저기 12시 방향 정면에 우뚝 서있는 정자동 파크뷰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며..아! 그때 저기를 분양 받았어야 했는데.... 하며 잠시 아쉬운 상념에 젖었다가... ㅎㅎㅎ... 목적지 OO역에 도착했을 때 손님이 벌떡 일어나 주기를 소망했고,그렇게..달리고 달려..마침내 목적지 OO역에 도착했다.내 바로 앞에 가던 택시는 저렇게 택시승강장에 도착하자마자 타고 있던 손님을 내려준 후, 바로 기다리고 있던 다른 손님을 모시고 떠났는데,
나는 그때 목이 터져라 손님을 부르고 또 부르고 있었다... ㅠㅠ손님! OO역에 도착했습니다!손님!! 도착했어요!!손님!!, 손님!!!.. 하는 내 말에 그는 꿈쩍도 모란셔츠룸'>모란셔츠룸 하지 않았다... ㅠㅠ이러니 다들 술손님을 꺼리는구나... +_+그렇게 우왕좌왕, 좌충우돌 하는 사이..
택시승강장 제일 앞에 있던 내 차에 다른 손님이 타려고 하길래, 손을 흔들며 차 안 사정을 말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ㅠㅠ... 이게 영업방해가 아니고 뭐냐는 말이다... ㅠㅠ... ㅎㅎㅎ그래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손님의 다리를 흔들며 깨웠다. 그제서야 그는 부시시 눈을 떴다.손님! OO역 다 왔어요.그런데..그는 고개를 들지도, 어디가 어디인지 둘러보지도 않고는, 무조건우.. 회.. 전.. 우회전.. 합시다.. 하고 말하고는 다시 잠들어 버렸다... ㅠㅠ아이고 이거 자칫 구토라도 하면 오늘 '가게 문닫아야 할 지도 모르겠네... ㅠㅠ.. 하는 걱정도 들고, 탑승하려는 손님들을 계속 뒤에 줄서 있는 차들에 양보하고 있으려니 뭔가 극약 처방이 아니고는 안되겠다 싶어..OO역 택시승강장의 그 아깝디 아까운 제일 앞자리에서 스스로 차를 뺀 후, 평소 알고 있는 가장 가까운 파출소를 향했다. 이럴 때 내가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다가 외려 문제가 더 커질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실제로 내가 있던 곳에서 유턴만 모란셔츠룸'>모란셔츠룸 하면 OO파출소였다.그래서..개인택시 신장개업 후는 물론이고, 아주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파출소 앞에 차를 댔다.그리고 혹 차량 탈취 사태 등이 우려스러워 시동을 끄고, 차키도 뽑고 도움을 요청하러 갈까 하다가, 손님이 거의 인사불성이고, 거의 2초 간격으로 차를 살펴 보며 10m 앞 파출소 현관까지 가는데, 마침 젊은 경찰관 한 분이 나오고 있었다.나는 그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도움을 청했다.그런데..남성은 경찰관의 말에도 전혀 겁먹거나 하지 않고 버텼다... +_+... 아이고 경찰관이 내리라고 하는데도 안 내릴 정도의 사람인데, 내가 무슨 수로 내리게 했겠는가? 역시 파출소로 온 것이 다행이라 여겼다.하여간..특전사 출신인지, 해병대 출신인지, UDT 출신인지 팔뚝이 거의 내 허벅지만 했던 저 젊은 경찰관은 너무나 노련하고 침착하게 주취 승객을 잘 다뤘는데, 그는 일단..내리지 않으려는 승객을 살살 달래 택시 요금을 계산하도록 이끌었다... ㅎㅎㅎ... 나는 그때 마음 속으로 경찰 만세!를 수도 없이 외쳤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헉! 그런데..삼성페이 결제가 잘 되지 않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ㅠㅠ... 그러자 모란셔츠룸'>모란셔츠룸 이제는 그 젊은 경찰관이 내게로 와서 결제를 나보다 더 능숙하게 도와주었다... ㅎㅎㅎ... 경찰관이 나보다 더 잘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그렇게 택시비부터 내도록 하고는..이번에는 주취 승객을 내리도록 유도했는데, 아! 이분, 정말 지독하고 끈질기게 내리지 않으려고 했다... -_-^... 뭔 집착이 그리 심한지......하여간 경찰관이 프로파일러 수준으로 그를 다룬 덕분에 승객이 내리고 2열을 보니, 시트에 누워 잘 때 흘러내린 침이, 아주 황소가 침 뱉고 지나갔는지, 시트에 침이 흥건하고, 실내 여기저기에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ㅠㅠㅠㅠ결국..트렁크를 열어, 걸레와 세제를 꺼내 들고는..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으로 파출소 앞에서 빠른 세차를 하고는..아까 그 젊은 경찰관의 내 허벅지 만한 팔뚝을 잡으며 감사의 눈인사를 하고는 걸음아, 나 살려라"하며 도망쳐 나왔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진짜 그 경찰관 아니었으면 어쩔 뻔 했으며, 밤 늦은 시각, 혹은 심야에 낯선 곳에서 이런 사태를 겪으면 보통 일 아니겠구나 싶었다. 제발 남에게 민폐 끼치지 않도록, 술 좀 적당히 마시자... ㅎㅎㅎ관련글: